내가 인정하는 진중권이 곽 교육감 사건을 계기로 나꼼수를 씹기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감정의 동요에 따른 선택이 아닌 이성적 선택. 적어도 이 건에 대해선 나꼼수를 지지한다. 우리나라 진보에게 필요한 건 도덕성보다는 "함께 비를 맞는 염치"라고 생각한다. 그놈의 도덕성, 진보를 옥죄는 삿된 족쇄는 보수의 프레임과 동일한 의미이다. 상대적으로 엄한 도덕적 잣대, 이에 의한 열패감, 좌절감에 따른 연대 책임에 대한 방기의 결과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이 때 노 대통령과 함께하지 못 했음을 후회했던 우리가 이번에도 전선에서 앞서나가 싸웠던 동지를 버려야 할까? 곽노현은 35억을 감수하고 싸우기로 마음 먹었다. 도움은 못 주어도 발목은 잡지 말자. 보수가 인정해주는 진보의 가치는 도덕성뿐이고 이는 곧 진보를 평가하는 프레임이 되었다. 정말 진보의 가치가 도덕성 뿐일까? 진보는 왜 도덕성으로만 평가되어야 할까? 일단은 도덕성과 정책의 정당성은 분리하자. 진보는 보수가 인정해주지 않는 정당성과 장점이 있다. 그네들의 평가에 따라 우리를 재단하지 말자. 그들의 잣대가 아니라 우리의 잣대로 판단하자. 진중권의 말대로 난 mb검찰도 mb 판사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설사 비극으로 끝난다고 하더라도 이번만큼은 살아있는 곽노현의 뒤에서 함께 비를 맞고 싶다. 뒤늦은 후회는 노무현만으로도 족하다. 우리는 학습하는 동물, 인간이지 않은가?
